요제프 페르디난트 폰 바이에른 공작

3. 카를로스 2세의 후계자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2세는 건강이 좋지 않았고 후사 없이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 스페인 제국의 왕위 계승 문제가 유럽 세력 균형에 중요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요제프 페르디난트는 스페인의 펠리페 4세의 증손자이자 스페인의 마르가레테 테레사의 유일하게 생존한 자녀였으므로 그의 계승권은 정당성을 가졌고^[1] 스페인 내에서도 널리 인정받았다.^[10] 또한 그는 합스부르크 가문이나 부르봉 가문 출신이 아니었기에, 당시 유럽의 세력 균형 원칙에 따라 잉글랜드 왕국과 네덜란드 공화국의 지지를 받았다.^[10][1]

카를로스 2세의 어머니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나는 요제프 페르디난트를 정당한 상속자로 인정하고 그의 계승을 강력히 지지했다.^[2] 이는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레오폴트 1세(마리아나의 남동생) 및 그의 며느리이자 카를로스 2세의 왕비인 노이부르크의 마리아나와 갈등을 일으켰는데, 이들은 레오폴트 1세의 아들인 카를 대공이 왕위를 잇기를 원했다.^[3] 레오폴트 1세는 자신의 딸이자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어머니인 마리아 안토니아가 사망하기 전 상속권을 포기하도록 강요하여 손자의 상속권을 제한하려 했다.^[4][1]

스페인 궁정에서는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국왕의 어머니 마리아나와 왕비 마리아나 사이에 격렬한 정치적 긴장과 음모가 1693년부터 1696년까지 이어졌으며, 이는 국모의 사망으로 일단락되었다.^[3][2] 국모가 이끄는 바이에른파는 왕비 마리아나의 독일 파벌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었다.^[3] 국왕을 감금하고 요제프 페르디난트를 마드리드로 데려와 국모와 지지자들의 섭정 아래 왕위에 앉히려 한다는 소문도 돌았다.^[2]

국모는 1696년 5월 16일에 사망했으나,^[2] 그녀가 사망 전 남긴 유언장에 따라 카를로스 2세는 1696년 9월 조카손자인 요제프 페르디난트를 왕위 계승자로 공식 지정했다.^[3][2] 앞서 1696년 6월 13일 국무회의에서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측 후보 사이의 타협안으로 요제프 페르디난트가 가장 적합한 후보로 언급되었었다. 그해 9월 카를로스 2세의 건강이 다시 악화되자, 국무회의는 국왕에게 유언장 서명을 압박했다. 10월 9일 국왕의 상태가 위중해지자 바이에른파가 주도한 국무회의에서 포르토카레로 추기경은 카를로스 2세에게 요제프 페르디난트를 지지하는 유언장에 서명하도록 강요했다.^[2] 유언장에는 요제프 페르디난트가 미성년일 경우를 대비해 포르토카레로 추기경을 중심으로 한 섭정 위원회가 통치하도록 규정되었다. 바이에른 지지자였던 포르토카레로 추기경의 이러한 노력은 카를로스 2세 통치 말기의 핵심 정책이 되었고,^[2] 그는 카를로스 2세가 아내의 영향력에 굴복하여 의회를 소집하고 유언장을 수정하는 것을 막았다.

1698년 초, 포르토카레로 추기경은 국왕에게 바이에른 왕위 계승을 지지하는 국무회의의 새로운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왕은 역시 바이에른 계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교황 인노첸시오 12세와 상의한 후 자신의 유언장을 재확인했다. 카를로스 2세는 유언장에서 요제프 페르디난트를 "나의 모든 왕국, 국가 및 영토에 대한 정당한 후계자"로 선언하며, 그가 "나에게 가장 가깝고 가장 직접적인 계열에 있는 사람으로서... 나의 합법적인 후계자"임을 명시했다.^[5]

노이부르크의 마리아나 왕비는 유언장에 반발하여 카탈루냐 점령을 시도했고, 독일 군대가 톨레도와 마드리드로 보내졌으며, 그녀의 사촌인 헤세-다름슈타트의 게오르그 공은 그의 군대와 함께 바르셀로나를 떠날 준비를 했다. 마드리드의 프랑스 대사인 앙리, 하르쿠르 공은 개입할 준비가 된 6,000명의 군인들을 만났다.

바이에른의 막스 에마누엘은 그의 아들에게 브뤼셀로 오라고 요청했고,^[1] 요제프 페르디난트는 1698년 5월 23일 플랑드르의 수도에 도착했다. 한편, 루이 14세는 제1차 분할 조약을 통해 카를로스 2세의 사망 시 스페인 왕관 영토의 분할에 대해 해양 강대국들(잉글랜드 왕국, 네덜란드 공화국)과 합의했다.^[6] (1698년 9월 8일 잉글랜드와, 10월 11일 네덜란드 연합과 서명) 이 조약은 기푸스코아를 제외한 스페인 본토와 서인도는 요제프 페르디난트에게, 대공 카를에게는 밀라노를, 프랑스 도팽 루이에게는 나폴리 왕국과 시칠리아 왕국, 프레시디 국가, 피날레 후작령을 할당하는 내용이었다.^[6][4]

스페인인들은 상의 없이 제국이 분할되는 것을 거부했고, 1698년 11월 14일 카를로스 2세는 요제프 페르디난트를 독립적이고 분할되지 않은 스페인 제국 전체의 상속자로 지정하는 유언장을 발표했다.^[10][7][2] 이로써 요제프 페르디난트는 공식적인 아스투리아스 공으로 임명되었다.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외할머니가 카를로스 2세의 친누이인 마르가리타 테레사였기에 가장 혈연관계가 가까웠다. 게다가 신성 로마 황제 레오폴트 1세가 외조부이고, 프랑스의 왕세자 루이의 왕비 마리 안이 부계 숙모라는 혈연관계도 있었다.

그러나 1699년, 요제프 페르디난트는 천연두로 인해^[14] 겨우 6세의 나이로 요절했다.^[1] 그의 죽음으로 스페인 왕위 계승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새로운 조약을 통해 프랑스의 앙주 공 필리프(루이 14세와 카를로스 2세의 이복 누이 마리아 테레사의 손자, 마리 안의 아들,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사촌)가 나폴리, 시칠리아, 밀라노를 얻고, 스페인 본토의 지배권은 레오폴트 1세의 차남 카를 대공(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외삼촌)에게 주기로 했지만, 이를 불복한 레오폴트 1세와 루이 14세는 조약을 파기했다. 양자 간의 분쟁은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으로 발전했고,^[15] 그 결과, 앙주 공 필리프의 스페인 왕위 계승이 승인되었다.

4. 죽음과 유산

요제프 페르디난트는 1699년 2월 6일, 브뤼셀에서 천연두로 6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했다.^[8][14] 그의 죽음은 발작, 구토, 의식 불명 등의 증상을 동반했으며^[10], 이로 인해 스페인 왕위 계승 문제는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9] 일각에서는 그의 외할아버지인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레오폴트 1세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10] 그의 시신은 브뤼셀에 안장되었다. 그의 죽음으로 스페인 펠리페 4세와 그의 두 번째 아내이자 조카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나 사이에서 이어질 수 있었던 가장 먼 후손 계보는 단절되었다.

사망하기 전, 요제프 페르디난트는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공화국으로부터 차기 스페인 왕위 계승자로 지지를 받았다. 또한 스페인 왕 카를로스 2세는 그를 아스투리아스 공으로 임명하여 공식적인 후계자로 인정했다. 이는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외할머니가 카를로스 2세의 친누이인 마르가리타 테레사였기에 혈연적으로 가장 가까운 계승 후보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레오폴트 1세가 외조부였고, 프랑스의 왕세자 루이의 왕비 마리 안이 그의 부계 숙모였다는 점도 그의 지위를 강화했다.

요제프 페르디난트가 스페인의 마지막 합스부르크 왕인 카를로스 2세보다 먼저 사망한 것은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발발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11] 만약 그가 살아남아 카를로스 2세보다 오래 살았다면, 유럽 열강들은 제1차 분할 조약의 조건에 따라 그가 스페인 왕위를 계승하는 것을 용인했을 가능성이 있다.^[6][12]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새로운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에 따라 프랑스의 앙주 공 필리프 (훗날 펠리페 5세, 루이 14세와 마리아 테레사의 손자이자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사촌)가 나폴리, 시칠리아, 밀라노를 차지하고, 스페인 본토의 지배권은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레오폴트 1세의 차남인 카를 대공 (훗날 카를 6세,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외삼촌)에게 넘겨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레오폴트 1세와 루이 14세 모두 이 합의에 불복하여 조약을 파기했고, 이는 결국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으로 이어졌다^[15]. 전쟁 결과, 앙주 공 필리프의 스페인 왕위 계승이 최종적으로 승인되었다.

존 랭던-데이비스는 카를로스 2세의 전기에서 요제프 페르디난트의 죽음이 스페인에 미친 영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것은 마치 무너져가는 폐허를 붙잡고 있던 하나의 쇠사슬이 갑자기 끊어진 것과 같았다. 신비로운 기쁨은 매우 물질적인 불만으로 바뀌었다. 애국적인 환상에 의해 그들의 일상적인 경험과는 전혀 관계없는 행복감에 도취되었던 사람들은 이제 삶을 느린 기아, 빵과 다른 모든 음식의 부족, 작물 없는 밭, 보호받지 못하는 국경, 희망 없는 존재로 보았다. 먹을 것이 거의 없을 때조차 스페인 사람들은 그들의 꿈을 믿을 수 있다면 배부르다고 느낄 수 있었다. 일단 그 꿈이 사라지자 모든 것이 무너졌다. 바이에른의 호세 페르난도는 환상이 민족의 존엄성을 보상하는 패턴을 짤 수 있는 중심점이었고, 그의 죽음과 함께 실체 없는 구조가 사라졌다.

참조

_[1] 서적 History of the War of the Succession in Spain https://archive.org/[...] John Murray, Albemarle Street 2023-11-21
_[2] 논문 Mariana of Austria and Imperial Spain: Court, Dynastic, and International Politics in Seventeenth-Century Europe https://scholarship.[...] 2023-11-21
_[3] 서적 Queen, Mother, and Stateswoman: Mariana of Austria and the Government of Spain https://books.google[...] Penn State Press 2019-05-30
_[4] 서적 The Age of Louis XIV https://archive.org/[...] Macmillian Company 2023-11-24
_[5] 문서 "Testamento del Rey Don Carlos II. Cláusula de dclaración de sucesor y heredero de la Corona de España" Real Academia de la Historia 1698-11-11
_[6] 서적 Louis XIV https://archive.org/[...] Franklin Watts
_[7] 서적 Philip V https://archive.org/[...] Yale University Press 2023-11-24
_[8] 서적 The Habsburgs https://archive.org/[...] Doubleday & Company 2023-11-21
_[9] 서적 Habsburg and Bourbon Europe, 1470-1720 https://archive.org/[...] 2023-11-21
_[10] 서적 The Habsburg monarchy, 1618-1815 https://archive.org/[...]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23-11-21
_[11] 서적 The Habsburgs: Embodying Empire https://archive.org/[...] Penguin Books 2023-11-21
_[12] 서적 The War of Succession in Spain, 1700-15 https://archive.org/[...] Weidenfeld & Nicolson 2023-11-21
_[13] 논문 Mariana of Austria and Imperial Spain: Court, Dynastic, and International Politics in Seventeenth-Century Europe https://scholarship.[...] 2023-11-21
_[14] 서적 The Habsburgs https://archive.org/[...] Doubleday & Company 2023-11-21
_[15] 서적 The Habsburgs: Embodying Empire https://archive.org/[...] Penguin Books 2023-11-21